『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읽고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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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줄평: 어떻게 하면 대화를 더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는 책이다.
  • 추천도: 4.5/5
결정적 순간의 대화 : 알라딘
친구에게 빌려 간 돈을 갚으라고 독촉할 때, 배우자의 잘못을 지적할 때, 직장에서 업무에 관한 피드백을 할 때, 상대를 존중하면서도 솔직하게 생각을 공유하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대화해야 할까? 2002년 출…

이 책은 정말 좋다. 진짜 좋다. 사람과 잘 소통하는 것은 정말 뛰어난 소프트 스킬이다.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또 그만큼 사람들과 피치 못할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그럴때 나는 대화로 잘 풀어내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많이 반성하고 배울 수 있었다. 진짜 최근 들어서 가장 많은 것을 알려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의 슬픈 아이러니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우리가 최악의 수를 두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이 책 초반부에 나오는 내용이 너무 공감이 갔다. 우리는 대화를 잘해야하는 중요한 순간을 역설적으로 망쳐버린다. 감정이 격앙되고 대화 주제는 흐려진채로 의미없는 논쟁만 오갈 때가 많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내가 못 돼서, 네가 못 돼서라기보다 우리의 본능이 위협을 인식했기에 불안함을 느끼기에 이성적인 사고가 정지되고 오히려 문제를 이상한 방향으로 키워버리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 대화하는 상황을 제3자의 입장에서 계속 지켜보고 매니징해야하며 그런 걸 잘 하기 위해서는 좋은 기술들을 많이 익혀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깊이 깨달은 점들을 위주로 이야기를 전개해보려고 한다.

우선, 대화의 목적을 정확하게 해야 한다. 지금 이 중요한 순간에, 당신과 내가 대화를 시작할 것인데 그 대화를 통해 얻고 싶은 것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걸 명확하게 하지 않고, ‘그냥 우리 솔직하게 다 얘기해볼까요?’ 와 같은 자유 토론 식의 대화를 시작해버리면 그 대화가 다루는 주제의 범위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그러면 어떤 한 주제에 대해서라도 의견을 충분히 나누지 못한채 대화를 흐지부지 종료될 것이다. 대화의 주제, 목적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으며 앞으로 결정적 순간에는 이렇게 말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이 대화를 통해서 함께 어떤 것을 얻었으면 좋을 것 같나요? 어떤 주제로 이야기해보고 싶나요?’

이건 안전지대를 구성하기 위한 ‘공동 목적’이라는 첫번째 요소이기도 하다. 공동 목적을 찾아서 내가 그 사람의 걱정거리에 마음을 쓴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의견을 충분히 나누기 위해서는 의견을 말하게 하지 못하는 불안감을 해소시켜줘야 한다. 난 앞으로 내 입에서 ‘그럼 그때 얘기하지, 왜 이제 와서 이럽니까?’ 라고 절대 말하지 않겠다. 상대방이 그때 얘기를 하지 못한 것은 솔직한 이야기를 꺼내기에 충분한 안전지대가 마련되지 않은 것이고, 그 안전지대를 마련하지 못한 것은 내 책임도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대화를 잘하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으로 상대방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을지 살피며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면 최대한 해소시켜주려고 하며 안전지대로 상대방을 잘 데리고 와야한다.

안전지대를 구성하기 위한 두번째 요소는 ‘상호 존중’이다. 내가 정말로 상대방을 존중할만한 언행을 하고 있는지 살펴봐야한다. 그렇지 못했다면 사과해야한다. 그리고 앞으로의 대화에서는 더 조심스럽게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이쯤에서 내가 머릿속으로 드는 질문이 하나 있었다. ‘나는 그 사람을 존중하는데 그 사람은 나를 존중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안타깝게도 책에서 명확한 답을 찾아낼 순 없었다. 스스로 답을 내려보자면, 일단 그러한 상대방의 행동을 조심스럽게 되물어보자. ‘이런 말이나 행동이 제게는 OO 님께서 저를 존중하고 있다고 느끼기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서로 잘 대화를 하기 위해선 어려워도 서로 존중하려는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 혹시 이에 대해 제가 오해를 한 것이 있거나, 말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면 편하게 말해달라.’ 자, 근데 이렇게 얘기했는데도 감정이 격앙된채로 나온다? 그러면 그 순간에는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이 상책일 수도 있다. 중요한 대화가 지연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하지만 그런 상태에선 혼자서 아무리 노력해도 대화에 진전이 있기가 어려울 것 같다. 노력하고 있는 내가 바보가 된 기분을 느끼기 전에 적절하게 대화를 우선 종료하는 것도 방법이다. 비슷하게 상대방이 계속 대화를 피하려고 한다면, 우선은 무엇 대문에 계속 피하고 있는지 살펴봐야한다. 대화의 물꼬를 트려고 최선의 노력을 하되 그 이상으로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그 순간에는 둘이 대화를 안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머릿속으로 다른 사람의 악의적 동기를 지어내는 짓을 멈추는 좋은 방법은 뇌에 집중할 다른 문제를 주는 것이다. 가령 “왜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며 괜찮은 사람이 이런 말을 하는 걸까?”라고 자문한 뒤 부지런히 답을 찾아보자.

중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상대방이 부정적으로 나오거나 감정적으로 나온다면 ‘어떤 것 때문에 그럴까. 내 어떤 행동이 오해를 불러일으켰을까.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계속 생각하고 질문해내야 한다. 그러다보면, 분명히 지치기도 한다. 내가 노력한만큼 상대방도 따라와줬으면 좋겠건만 계속 비슷한 태도를 보인다면 당연히 힘이 빠진다. 그래도 계속 노력하는 사람이 결국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다. 일희일비하지 않는게 중요할 것 같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의 성과를 높이고 싶다면 자신에게 말하는 스토리를 수정해야 한다.

이번에는 내 감정이 좋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알아보자. 사실을 기반으로 스스로 만들어낸 스토리가 감정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스스로를 심신미약이라고 지칭할 때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별게 다 신경 쓰인다. ‘쟤는 왜 저렇게 말했을까. 무슨 의도가 숨겨져 있는건 아닐까.’ 하고 마음이 괜찮을 때는 그냥 넘겼을 그런 말들이 왠지 모르게 가슴에 자꾸 남아서 나를 괴롭힌다. 내가 어떤 스토리를 만들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그 스토리가 얼마나 사실과 분리되는지를 깨달으면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다. 물론 그 스토리가 맞을 수도 있다. 진짜 상대방이 어떤 나쁜 의도를 숨겨서 내게 얘기를 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훨씬 많다. 만약 진짜 그렇다 하더라도 정말 그렇게 얘기한 것에 대해 내가 책임질 부분은 없을까? 내가 책임질 수 있는 부분에 책임을 져야겠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부정적인 감정은 많이 해소될 수 있다. (어 이거 ‘행동하지 않으면 인생은 바뀌지 않는다’ 에서 나왔던 얘기기도 하다.)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잘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잘 지켜야 한다. 누군가가 피드백을 가장한 모욕적이고 자존심을 깎아내리는 말을 내뱉더라도 그런 말들에서 본인을 지켜낼 줄 알아야 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우선, 기대도 안하고 존경도 딱히 하기 어려운 인물로부터 그런 말을 듣는 것은 무시해내기 비교적 수월할거라 생각한다. 내가 존경하지도 않는 사람의 말을 왜 깊이 받아들일 필요가 있는가.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라. 기대를 하거나 존경하는 인물에게 말로 상처를 받게 되는 경우에는 그 모든 상황들이 끝나고 대화의 내용들을 차근차근 되짚어보자. 그러면서 ‘아 이건 그냥 비난이네. 이건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기도 해. 이건 완전 개소리야. 무시하자.’ 이렇게 내용들을 분류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 맘 속에 있을 가치도 없는 말들은 바로 씻어내자. 물론 그게 쉽지는 않겠지만. 그런 말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건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자신감을 가져라.

마지막으로 이런 상황에서 되게 도움이 되었던 말이 하나 있다. ‘아무도 내 허락 없이 내게 상처를 줄 수 없다.’ 간디 선생님의 말이다. 나에게 무분별하게 상처를 주는 그런 상황, 사람을 허락하지 마라. 그리고 그런 말들을 내 가슴 속에 남기려는 나 자신 또한 허락하지 마라.

결론

대화는 정말 어렵다. 당연히 어려운 거고 앞으로도 어려울 거다. 근데 더 잘해내고 싶다면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과 호기심을 가지고 계속 접근하자. 결정적 대화의 순간에서 당신은 포기하고 돌아선 채로 침묵만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그럼에도 한번 더 상대방과 얘기하려고 노력해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