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일약국 갑시다』을 읽고

『육일약국 갑시다』을 읽고
Photo by Nathaniel Yeo / Unsplash
  • 한줄평: 고객에게 집중하는 마인드로 꾸준히 결심과 실행을 하기만 하면 된다.
  • 추천도: 4.5/5
육일약국 갑시다 | 김성오
47만 독자의 선택을 받은 스테디셀러 『육일약국 갑시다』가 2025년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2007년 출간 이후, 대한민국 소상공인과 창업자들에게 ‘현장 경영의 교과서’로 자리매김해 온 책이다.

이 사람이 삶을 대하는 태도를 정말 배우고 싶다. 사실 신앙과 관련이 있는 책인지 모른채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저자의 아버지가 교회의 목사님이었고 저자에게 돈을 물려주기보다 철저한 신앙을 물려주길 우선했다. 이 저자도 신앙을 기반으로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왔는데 그 삶의 여정에서 내가 닮고 싶은 부분들이 많이 보여서 좋았다.

저자는 가난했기에 공립 학교 밖에 갈 수 없었고 그래서 최고의 공립 학교를 갔다. 그리곤 지방으로 다시 내려와 법적으로 약국 최소 평수인 4.5평인 약국을 개업하게 되었다. 서울대를 졸업했으니 서울에서 더 좋은 곳을 갈 수 있었지만 그는 그럴만한 자금도 없었기에 자기 고향으로 내려왔다. 정말 작은 이 약국을 어떻게 하면 잘 나가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찰나에 사람들이 교통으로 택시를 정말 많이 이용한다는 점, 그때는 내비게이션이 없었기에 지역 특정 장소를 기반으로 택시기사님들이 길을 찾았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래서 저자는 자신의 약국이 그런 스팟이 되게 만들기 위해 택시를 탈 때마다 일단 ‘육일약국 가주이소’ 라고 했다고 한다. 당연히 택시 기사가 몰랐지만 그때마다 육일약국이 어디인지 친절히 길을 안내하였고 자기 친척과 지인들의 힘을 총동원하여 1-2년을 그렇게 하다보니 택시를 탄 어느 날에 ‘육일약국 갑시다.’ 라고 하니 택시기사가 바로 어딘지 알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약국을 찾는 모든 고객의 이름을 외워보는 건 어떨까?’ 화려한 인테리어도, 값비싼 서비스도 제공할 수 없던 내가 내세울 수 있는 건 오직 정성과 진심뿐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행동이다.

그렇게 사람들의 인지도가 쌓인 약국에선 사람들이 찾아올 때 무조건 그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려 했다고 한다. 그 최선의 방법 중 하나로는 들어오는 사람들의 이름과 최근 어떤 증상이 있었고 어떤 약을 처방받았는지 달달 외웠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온 손님이 들어오면 먼저 ‘그때 받은 약은 괜찮았습니까’ 라고 먼저 물었고 손님들은 육일약국에 왔는데 다른 약국과는 차원이 다른 대접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 저자는 정말 고객에게 최선이었다. 그리고 어려운 형편에서도 나눔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 자기도 벌이가 심심치 않은 마당에 근처 학교에 장학생을 뽑아 장학금을 주고 약국에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무조건 간식을 나눠주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이 모르는 게 하나 있다. 바로,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보람과 사랑을 돌려받았다는 사실이다. 나눔도 중독이다. 한두 번 나누기 시작하면 그 행복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 남을 위해 마음을 쓰다 보면, 신기하게도 오히려 더 큰 생각의 여유가 생긴다. 그리고 어느 순간, 뿌듯한 보람과 사명감에 힘입어 더욱 열심히 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노력으로 얻는 성취와는 또 다른 차원의 만족감이자 삶이 주는 뜻밖의 선물이다.

그리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매번 어떤 요인 때문에 손님이 기뻐하는지, 반대로 손님을 내쫓는 요소는 무엇인지 꼼꼼히 정리해보았다고 한다.

고객의 욕구는 흐르는 물과 같다. 개인의 경험과 취향, 상황과 감정에 따라 달라지고, 시간의 흐름과 트렌드에 따라 수시로 옷을 갈아입는다. 그러니 고객을 하나의 틀 안에 가둬두고 이해하려는 건 애초 무모한 시도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변화하는 고객의 마음을 얼마나 세심하게 읽어내고, 그에 걸맞게 대응해 나가느냐다.

그는 성공의 요소를 간단하게 정리하다. 성공은 운이 아니라, 태도와 실천에서 비롯된다는 것. 적극적인 마음가짐과 지속적인 실행. 이 두 가지야말로 ‘꿈과 희망이라는 이상’을 ‘성공이라는 현실’로 치환하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고 말한다. 그저 ‘결심’ 이라는 오른발과 ‘실행’이라는 왼발을 가지로 오른발, 왼발, 오른발, 왼발 반복하다보면 목적지에 다다른 자신을 마주했다고 말한다.

저자가 육일약국을 어떻게 성장시켜왔는지, 또한 교육 산업에 뛰어들어 지금의 엠베스트를 만들어오기까지 어떠한 실행을 했는지 보면 사람과 사랑의 힘은 정말 위대하다는 걸 느낀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하는 모든 것들은 사실상 사람을 섬기는 행위이고, 더 잘 사랑하기 위함이다. 비즈니스를 할 때 항상 사람이 먼저여야 된다는 걸 다시 느끼며, 나눔과 베풂은 경제적 여유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가짐에서 나오는 것이란 걸 다시금 마음에 새겨본다. 이렇게 어느 곳에서든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는 크리스챤이 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