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자라기』를 읽고

『함께 자라기』를 읽고
Photo by Jason Goodman / Unsplash
  • 한줄평: 잘하는 것을 넘어 자라는 것을 추구하고 그것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방향을 제시해준다.
  • 추천도: 4 / 5
  • 나의 Action Plan
  1. 매주하는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도록 레슨런 방식을 수정하기. 또한 매주 회고마다 하고 있는 업무의 난이도와 내 실력을 비교하기.
  2. ML팀 내에서부터 실수를 해도 괜찮으며, 실수를 통해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지 고민하고 주간미팅 때 얘기하기.
함께 자라기
일하는 방법의 핵심과 통찰을 다룬다. 개인의 힘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한계를 깨뜨리려면 모두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 나 그리고 더 나아가 남을 변화시키는 삶에 대해 얘기한다.

작년 쯤인가 회사에서 한번 엔지니어들 대상 세미나에서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회사에서 다니면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 5가지 정도를 고르라는 질문이었고 키워드로는 성장, 돈, 의미 등등 엄청 많은 것들이 있었다. 그때 나는 어떤 것을 골랐었는지 까먹었지만 지금 다시 골라보자면, 꿈과 목표, 성장, 영향력, 건강 정도를 고를 것 같다.

나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싶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 근데 사실 성장하지 않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건강하지 않고 싶은 사람이 없듯이 성장은 누구에게나 당연하게 충족되어야 하는 욕구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우린 성장하지 않는 모습을 빈번하게 보인다.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고 배우는 것을 게을리한다. 우린 완벽하지 않으니까 당연한거다. 성장을 하고 싶은데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할 때는 두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1. 의지 부족: 삶의 우선순위에서 성장이 1위가 아닐 때, 자꾸 다른 것들과 타협하려고 하며 스스로 성장의 상한선을 만들 때.
  2. 어떻게 성장하는 지 모름: 잘 성장하는 법을 모름. 정말 열심히 노력하지만 성장하지 않을 때 여기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성장을 저해하는 원인은 거의 1번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의지가 부족한 게 크다. 열정을 가지는 것, 의지를 다잡는 것도 재능이면서 실력이라고 본다. 의지를 키우는 방법에 대한 책도 굉장히 많다. 특히, 동기부여, 인간의 욕구처럼 자기계발, 뇌과학 관련된 책을 보면 나름 도움이 된다.

한 마디 말을 덧붙이자면, 성장만 추구하는 삶도 해롭다. 끊임없이 배우려고 노력하고 달리다보면 지치기 마련이다. 무엇이든 밸런스를 잡는 건 중요하다. 그런데 성장이 1순위인데 워라밸을 추구하는 건 모순적인 거다. 워라밸을 소중히 여기면서 난 왜 이렇게 성장이 더딜까? 이딴 소리 금지다.

지금까지 했던 말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의지를 키워야 하고 어떻게 잘 성장해야하는 지 배워야 한다. 특히 효율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성장만 추구하기에는 삶이 너무 퍽퍽해지기 때문에 양 보다는 질을 키워보자는 거다.

지금까지 독후감 쓴답시고 책 얘기는 하나도 없고 성장 얘기를 줄곧 했는데 이제 책 얘기를 좀 해볼까 한다.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매일매일 함께 자랄 수 있을까?' 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번주 독후감에 썼듯이 이번주에 읽을 책이 없어서 팀원분들에게 책 추천을 부탁했는데 한 분이 자기계발서로 이 책을 추천해주셨다. 다른 분들도 여러 책을 추천해줬지만 밀리의 서재에 다 없고 이 책만 회사 서재에 있어서 이것을 먼저 읽게 되었다. 책에서 인상깊었던 내용을 정리해볼까 한다.

잘하는 것을 넘어서 자라기

경력이 10년인 개발자가 2년인 개발자보다 더 우수하지 않았다. 경력과 생산성은 아무 상관관계가 없었다.

내가 그런 10년차 개발자가 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우리 팀도 거의 대부분 주니어로 이루어져 있지만 각자가 굉장히 야무지게 일을 수행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력은 실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말에 동의한다. 더 나아가 그렇기 때문에 그냥 저냥 일을 하는 것으로는 실력을 향상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일을 잘 해야 그 경력이 온전히 빛을 발해 실력으로까지 반영될 수 있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1만 시간 법칙에서 1만 시간은 '자신의 기량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반복적으로 하는 수련'을 한 시간을 일컫습니다.

그냥 무지성으로 1만 시간을 한다고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수련해야 하는 것인가?

한마디로 애자일 철학을 활용하는 것이다. ...(중략)... 피드백을 짧은 주기로 얻는 것, 그리고 실수를 교정할 기회가 있는 것.

피드백을 통해서 내가 고쳐야할 점들을 빠르게 파악하여 그것들을 고쳐나가면 의도적으로 향상을 위해 수련을 하게 되는 것이다. 고전적인 방식의 소프트웨어 개발은 비교적 피드백의 주기가 느린 편이다. 6개월 정도 소요하여 제품을 만들고 고객사에게 전달하여 피드백을 받고 다시 그 피드백을 통해서 몇 달 개발하여 또 피드백을 받는다. 그렇기에 개발자들은 더 의식적으로 어떻게 하면 더 빠르게 피드백을 받고 그것들을 반영할 수 있을지 깊게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저자가 지금까지 체득했던 방법 중 내가 정말 수행하고 싶은 것 몇 가지를 얘기해보겠다.

  1. 책 몇 권 읽었다고 자랑하지 말고, 내가 그 지식을 얼마나 어떻게 활용하는지 반성하라. → 몇 권 읽었다고 자랑하는게 내 인생의 낙이었는데, 확실히 그게 메인이 아니긴 하다. 앞으로 독후감 끝에는 Action Plan 2가지 정도씩 적고 수행했었는지 못했는지 트래킹을 해봐야겠다.
  2. 나의 작업을 되돌아보는 회고/반성 활동을 주기적으로 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라. 나를 개선하는 과정을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하라. → 지금도 매주 레슨런을 작성하고 있는데, 이런 생각을 더 잘할 수 있게 포맷을 좀 바꿔봐야겠다.
의도적 수련이 되려면 나의 실력과 작업의 난이도가 비슷해야 합니다.
https://skjsaurabh.medium.com/education-needs-flow-bdc08c659baa

위 그래프를 보면 x축은 실력, y축은 작업의 난이도를 말한다. 가장 이상적인 방향은 실력과 작업의 난이도가 함께 정비례하여 커지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은 상황을 많이 맞닥뜨린다. 작업이 내 실력에 버겁거나, 너무 지루하거나 한다. 그럴 때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 할지 얘기해보자.

  1. 작업이 너무 쉬워서 지루할 때, 모래주머니를 달아 실력을 낮추거나 기존에는 1시간 걸리던걸 30분 안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여 난이도를 높인다.
  2. 작업이 어려워 불안함을 느낄 때,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등 실력을 키우거나 맡은 작업물을 잘 쪼개서 가장 간단하고 핵심적인 결과물만 우선 맡으려는 등 난이도를 낮춘다.

지금 나는 내 실력보다 난이도가 비교적 쉬운 태스크들을 꽤 하고 있는데, 예를 들자면 논문 큐레이션하는 뉴스레터 작성하기가 있는데 충분히 GPT-4를 활용해서 논문 리스트만 딱 던져주면, 뉴스레터를 잘 만들어줄 수 있을 것 같단 말이다. LLM을 활용하여 뉴스레터를 작성하는 시스템을 개발해봐야겠다. (작업이 지루할 때, 난이도를 높이는 케이스)

뛰어난 소프트웨어 개발자일수록 타인과 인터랙션에 더 많은 시간을 쓰며, 초보 개발자들에게 조언을 할 때 사회적인 측면이 포함됩니다. 기술적인 조언만 하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고독한 전문가라는 건 미신에 불과하다. 뛰어난 전문가들은 모두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기술이 뛰어나다.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은 그만큼의 신뢰가 쌓여 있는 것이며, 그 신뢰는 사회적 기술을 통해 쌓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프로그래밍 기술만을 익혀서는 안된다. 이제 슬슬 팀에 대한 얘기로 넘어갈 시간인 것 같다.

함께 자라기

인간에게는 다른 인간과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 대화는 기적입니다.

함께 자라는 것을 주장하는 이유는 단순히 서로 베풀면서 성장하자, 이기적으로 생가하지 말자 라는 게 절대 아니다. 우리는 함께 자랄 때, 혼자서 자라는 것보다 더 크게 자랄 수 있다.

혼자서 하는 것은 덧셈과도 같다. 각각 낼 수 있는 역량의 크기가 10이라면, 10을 사람 수만큼 더한 역량이 나오고, 함께 한다면 그 역량은 곱하기로 변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기에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조정한다면 함께 곱하기로 성장할 것이다.

우리는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 감정적이고 직관적인 부분이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런 감정적 부분이 배제된다면 의사결정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객관이라는 개념 자체가 주관적이다. 그래서 누군가를 논리적으로 설득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이 세운 논리도 상대방이 바라볼때는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남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논리성과 객관성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신뢰를 쌓아야 한다. 이것이 앞에서 말한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기술의 필요성이다.

구글에서 탁월한 팀에 대해서 조사를 해보았는데 대표적으로 이런 3가지 특징을 보였다.

  1. 팀에 누가 있는지보다 팀원들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자신의 일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훨씬 중요했다.
  2. 5가지 성공적 팀의 특징을 찾았는데, 그중 압도적으로 높은 예측력을 보인 변수는 팀의 심리적 안전감이었다.
  3. 팀 토론 등 특별히 고안된 활동을 통해 심리적 안전감을 개선할 수 있었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실수를 해도 처벌이나 비난받지 않을 거란 믿음을 뜻한다. 실수를 해도 되는 환경에서 우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질 수 있다. 우리는 실수를 해도 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최종 정리

함께 자라기를 실천하자! 위에서 보았던 그래프 얘기가 제일 유용했던 것 같아서 업무할 때마다 생각해야지.


다음 주는 진짜 쉬어갑니다. 읽고 있는 책이 없어서 뭘로 적을지 아직 계획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