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셔닝』을 읽고

『포지셔닝』을 읽고
Photo by Robert Anasch / Unsplash
  • 한줄평: 어떤 식으로 마케팅을 해야 하는지 감을 잡아준다. 마린이에게는 읽기가 쉽지 않았다.
  • 추천도: 2.5 / 5
포지셔닝 (4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광고·마케팅업계의 바이블로 통하는 『포지셔닝』이 출간 40주년을 기념하여 새롭게 출간된다. 1981년 미국의 광고 전문가 잭 트라우트와 마케팅 전문가 앨 리스가 함께 쓴 이 책은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포지션…

책을 읽게 된 계기

지금까지 감명 깊게 읽었던 자기계발서들에서 공통적인 문장을 뽑아내라고 하면 두 문장이 떠오른다. ‘책을 읽어라.’ ‘세일즈와 마케팅을 공부해라.’

마케팅의 정확한 정의는 잘 모르지만, 마케팅은 살아가면서 계속해서 사용하게 될 기초적인 스킬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돈, 칭찬, 인정 등 긍정적인 무언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나 자신, 내가 만든 무언가가 그들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 그들에게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방식이 곧 마케팅이 아닐까라고 스스로 정의를 내려보았다.

또한 마케팅을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효율적인 마케팅이란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기에, 행동심리학과 같이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다루는 학문을 공부해야 한다. 마케팅을 공부하면 이런 사람들의 기초적인 심리에 대해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중이다. 지금까지 태어나서 마케팅이란 걸 공부해 본 적 없는 마린이기에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 공부가 어떻게든 나에게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것 같다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주변에 마케팅 관련 직업을 가지고 계시는 분에게 무지성으로 마케팅 책 추천해 주시라고 했다. 옛날부터 마케팅의 교과서라고 불린다는 포니셔닝을 추천해 주셨고, 그렇게 내 인생에서 첫 마케팅 관련 책을 읽게 되었다. 새로운 분야라 그런지 쉽게 읽히지는 않아서 거의 1주일간 읽었다. 그래서 좀 루즈했지만, 새로운 내용들도 많이 알게 되고 그동안 내가 반대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깨달음도 몇 가지 주었었다. 이와 관련해서 짧게 얘기를 해보겠다.

책에 대한 이야기

오늘날의 사회는 커뮤니케이션이 과잉되어 있다. 정보량이 너무 많아서 지겨울 지경이다. 그래서 우리는 ‘3줄요약좀’ 이라는 말을 좋아하고 유튜브 영상을 2배속으로 시청하기도 한다. 사람들의 마인드 속에는 이미 수많은 정보로 빼곡하게 차 있기에 그 속에서 나 혹은 내가 만든 무언가가 비집고 들어가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선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그것이 ‘포지셔닝’ 이다.

포지셔닝은 상품에 대한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 고객의 마인드에 어떤 행동을 가하는 것이다.

당연한 말일 수도 있지만, 쉽게 잊을 수도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발견한 아이디어가 진짜 괜찮은데 왜 팔리지 않지? 우리 상품이 성능은 업계 최고인데 왜 매출을 나지 않지? 흔하게 내뱉을 수 있는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이럴 때, 포니셔닝을 인지하고 생각을 외부의 관점에서 할 필요가 있다. 상품의 강점이 고객에게는 필요가 없을 수 있고, 이미 다른 상품이 고객들의 마인드를 독점해 버려 우리가 어떤 발악을 해도 우리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수 있다.

사람들의 마인드에 들어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첫 번째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의 마인드에 최초로 들어가는 것은 매우 큰 이점이 있다. 분야를 좁게 정할수록 좋다. 그 분야에 대해 아직 사람들의 마인드는 빈 공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큰 연못 속의 작은 물고기가 되는 것보다 작은 연못 속의 큰 물고기가 되라고 말한다. 그리고 연못의 크기를 넓혀 나가는 편이 더 낫다고 한다. 굉장히 인상 깊었던 포인트다. 왜냐하면 나는 정확히 반대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큰 풀에서 놀아야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블로그 포스팅도 최대한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한/영 지원도 하려고 했었고, 커뮤니티도 한국 한정으로 되어있는 것은 굳이 하지 않았었다. 오만한 생각이었을 수도 있겠다. 우선은 한국에서 임팩트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해볼까? 고민을 해봐야겠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사람들의 마인드에는 이미 정보가 꽉 차 있기에 어떤 분야든 첫 번째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면 선두 주자들의 상품을 재포지셔닝해야 한다. 지금 막 머리를 굴려봤는데, 맥주가 떠올랐다. 지금 굉장히 다양한 맥주가 있고, 사람들 마인드에는 보통 ‘시원함’, ‘청량함’, ‘맥주만이 가지는 풍미’ 같은 키워드가 들어있겠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을 보면 이런 키워드도 존재하는 것 같다. ‘배만 부르고 안 취하는 음료’ ‘이게 술이냐?’ 이런 빈틈을 잘 공략해서 도수가 거의 소주와 동급인 빡센 맥주를 만드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모른다.) 그리고 잠재 고객들의 마인드에 존재하던 맥주를 ‘배만 부르고 안 취하는 도수 낮은 음료’로 재포지셔닝하고 나의 상품을 ‘이게 술이지. 맥주인데도 소주만큼 취할 수 있는 상품이라니!’라는 포지션의 1위로 올려놓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번 그럴듯한 헛소리를 해봤는데 아무튼 이런 식으로 재포지셔닝을 하라고 했다.

잠재 고객의 관점에서 라인 확장은 일반명 브랜드의 포지션과 마찰을 일으킬 뿐이다. 마인드에 있는 브랜드의 명확한 초점을 흐리게 하는 것이다.

그다음 한번 포지셔닝을 하면, 일관성 있게 가져가라는 것이다. 일관성을 잃게 되면, 사람들의 마인드에서도 잊혀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라인 확장을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가성비 포지션으로 성공했다면, ‘이제 유명해졌으니 프리미엄 라인도 건드려 볼까?’라는 생각을 굉장히 조심하라는 것이다. 이미 소비자의 마인드에는 ‘이 기업은 가성비지!’라는 게 박혀있을 텐데 이를 해치는 행위를 해서는 좋을 것이 없다는 거다. 특히 기업이 유명해졌다고, 그 기업의 이름을 이 상품에도 쓰고 저 상품에도 쓰다 보면, 고객들은 혼란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현대자동차는 제네시스라는 다른 이름을 프리미엄 자동차 안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변화에 대처하려면 장기적인 안목을 갖춰야 한다. 기본적인 사업 방향을 결정하고 고수해야 하는 것이다.

변화가 거듭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나도 내가 갑자기 다시 보안 쪽을 할 줄 누가 알았을까? 변화가 많기에 우리는 비전을 가져야 한다. 큰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출렁이는 파도와 같은 변화에 동요되지 않을 수 있다. 내 비전을 말해보자면, ‘많은 사람이 더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 굉장히 추상적이고 구체화해 보려 하지 않은 비전이긴 하다. 단기적으로 달리는 것도 좋은데 중장기적으로 내 인생의 목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포지셔닝을 읽고 마케팅 관련 책에 대해 조금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다. 솔직히 나한테 조금 어려웠다. 생소해서 그랬던 건지, 엣날 책이라 그랬던 건지 잘 읽히지 않아서 완독하기가 빡셌다. 담번에는 조금 더 쉬운 마케팅 책을 읽어봐야겠다. 이게 제일 쉬운 난이도가 아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