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모델: IT 솔루션 영업 프로세스』를 읽고
- 한줄평: 세일즈에 대한 전반적인 개념과 흐름을 파악하기 좋았다. 꼭 B2B SaaS에 국한되어서 얘기하는 것 같진 않다.
- 추천도: 3.5/5
- Action Plan: 세일즈 책 더 읽기!
세일즈를 공부해보고 싶어졌다. 갑자기는 아니다. 내 맘에 쏙들었던 자기계발서들에서 하나같이 ‘세일즈와 마케팅을 공부해라’ 고 말하였다. 그래서 2023년도 7월에 포지셔닝을 읽었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내게는 쉽지 않은 책이었고 그때 이후로 더 뭔갈 해보지를 못했다.
내가 집중해야할 더 중요한 것들이 인생에서 많았기 때문이다. ML엔지니어로써 ML모델을 깔쌈하게 만들어야했다. 프로덕트의 추천성능을 책임지고 끌어올려야 했다. 근데 갈수록 의구심이 들더라. ‘내가 이 성능 끌어올리면, 정말 우리 프로덕트 성공할 수 있는건가?’ ‘이 프로덕트에서 성능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까지 큰가?’ ‘지금 당장 난 어떤 고객을 위해 이 기능을 개발하고 있는거지?’ 이런 의구심이 들때마다 나는 ‘성능이 좋으면 어디서든 알아주겠지. 지금은 아무도 사용안하지만 exponential하게 성장하겠지.’ 라고 스스로 세뇌했다. 하지만 내 의구심은 해결되지 않았고 나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생각이 변하기 시작했다. 결론적으로 나는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그리고 정말 돈을 벌고 싶었다. 우리가 만드는 이 서비스가 정말 도움이 되는지, 수요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싶었다. 공급자인 우리의 의견을 반영하는 건 그만하고 싶었다.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걸 최우선시하자. 서비스의 모든 방향을 내 관점이 아닌 고객 관점으로 바꿔야 한다. 그렇게 결심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거지?’ 고객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다. 방구석에서 하이퍼파라미터 튜닝이나 하며 loss만 줄이던 내겐 너무 어렵고 새로운 문제였다. 그래서 언제나 그랬듯이 책이 필요했다.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공부해야할지 모르는 내게 항상 책은 좋은 기반이 되어주었다. 그래서 디스콰이엇을 통해 알게된 최현종님(무한한 감사를 표합니다.)과 가벼운 세션을 가져서 책 여러개를 추천받았다. 총 5권이고, 나는 그걸 모조리 읽어서 흡수하려고 한다.
나는 앞으로 고객의 목소리를 잘 듣고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는 서비스를 개발해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이 책, 더 모델은 그 시작이라고 보면 된다. B2B SaaS 궁극의 플레이북이라고 추천을 받았다.
우선 새로운 용어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아니 이것도 몰랐다고?! 하며 경악을 할 수도 있겠다.)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세일즈가 무엇이고 각각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리드제너레이션이란 뭔지? SQL이 뭔지. Structured Query Language 아니다. 재밌었다. 그리고 코르카에서 어떤 세일즈 전략을 세워야할지 점차 감이 잡혔다.
신규 리드의 65%는 유망 고객,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B2B 상품의 경우, 신규리드 전체의 10% 정도만 구매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25%는 구매 전망 없는 학생, 경쟁 상대 (경쟁 상대도 신규 리드로 들어온다는게 무척 재밌었다. 나도 경쟁사들에게 서비스 소개서 열람하기 위해 이메일 넘겨준 적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이며, 나머지 65%는 나중에 구매 가능성은 있지만 당장은 아닌 사람들이다.
아 그래서 마케팅 자동화가 필요한 것이었다. 잠재고객 65%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자동화가 필요하다. 나는 그전까지 ‘마케팅 자동화? 그냥 무지성으로 콜드메일 뿌리는 그런 자동화 말하는거지? 그걸 왜해?’ 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느낌은 아니었던것 같다. 그리고 아웃바운드 세일즈에서도 한번 컨택으로 회신이 올 확률은 매우 적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4-5번 정도 리마인드 메시지를 보내줘야 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Marketing Automation (MA) 를 쓸 수 있는 것이다. (이건 Relate 블로그에서 알았다.)
그리고 지금 당장 우리는 신규리드 전체의 10%에게 올인한 타이밍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잠재 고객들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는 초기 고객 유치가 필요하다. 잠재 고객들에 대한 스탠스를 어떻게 가져갈지 정할 수 있었다.
마케팅 커뮤티케이션의 목적은 유망 고객을 다음의 스테이지로 진행하는 일이다. 고객 스테이지를 정의한 후에 다음 스테이지로 움직이려면 어떤 채널이 효과적인지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무지성 웨비나, 무지성 블로그를 작성하는게 아니라 Ideal Customer Profile (ICP) 를 정의하고 그들이 어디 채널에 많이 있는지 파악하고 그 채널을 공략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유지성 인바운드 세일즈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디스콰이엇을 통해 기술공유회를 열었던 적이 있다. 그 공유회의 목적은 1순위가 채용이었다. 하지만 정작 대학생, 현재 MLE 분들보다 창업가분들이 더 많았다. 마케팅을 잘못했던 거 같다. 1순위가 채용이었다면 디스콰이엇 홈페이지에서만 홍보를 하는게 아니라 대학 채널에 많이 뿌렸어야했다. 앞으로 이런 부분들을 개선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영업 부서의 역할은 매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어떤 조직이라도 파이프라인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는 없다.
우리 팀의 올해 목표는 월BEP 달성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파이프라인 안에서의 목표도 드러나야 한다. 우리 서비스를 얼마에 책정하고 그걸 몇 곳에 팔 것인지? 몇 곳에 팔 수 있게 되려면 리드젠은 얼마나 해야할지? 등등 숫자로 나오게 되면 더 구체적으로 목표를 쪼개서 모니터링할 수 있다. 그러면 목표 실현에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보자, (뒤에 나오는 모든 숫자는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월BEP 달성을 위해서는 월매출 2억이 필요하다. 우리가 만드는 서비스의 가격은 500만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40곳을 고객으로 유치해야하며, 지금까지 구매 의향을 보인 고객들 중 10%가 클로징까지 되었다고 하면 우린 400곳에서 구매 의향이 필요하고 그렇다면 신규 리드는 4000개를 만들어내면 되는 것이다. 자 그럼 이제 하루에 몇 곳씩 컨택을 해야할지 플랜이 나올 것이다.
중소기업은 광대한 시장에서 커버할 수 있는 리소스가 애초에 부족하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 확대되기 전에 활용해보자는 얼리어답터가 많이 존재하는 IT 스타트업들을 리스트업하고 그 시장의 획득에 집중했다.
우리도 리소스가 부족하다. 우리 서비스로 치환해서 말해보자면, 리테일업계인데 상품추천, AI와 같은 기술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그 호기심을 해결해주는 걸 첫 목표로 접근해볼 수 있겠다.
정리
새롭게 배우는 것들이 많았다. 아마 몇 달 뒤에 또 다시 읽어보면 그때도 배울 것들이 많을 것 같다. 고객의 성공을 서포트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우리가 되어가면 좋겠다.
다음주는 꼭『세이노의 가르침』 독후감으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