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4』를 읽고

『트렌드 코리아 2024』를 읽고
Photo by Marc-Olivier Jodoin / Unsplash
  • 한줄평: 우리나라의 트렌드를 몰아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좋음. 재밌는 책이다.
  • 추천도: 4 / 5
  • 나의 Action Plan: 마음챙김(?)과 관련된 자기계발서를 좀 읽어봐야겠다. 나 스스로를 좀 더 잘 돌볼 필요가 있음.
트렌드 코리아 2024
모든 학자들이, 모든 책들이 ‘AI’와 ‘인공지능’, ‘챗GPT’를 얘기하는 이 시점에서 『트렌드 코리아 2024』는 인간의 역할 혹은 역량에 주목했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다. 즉, AI는 자신이 내놓은 결과물을 평가…

색다른 정보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1년치 뉴스기사를 몰아본 느낌? 신박하고 재밌었다. 2023년의 소비 트렌드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었고 2024년의 소비 트렌드를 예상해볼 수도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처음들은 생각 중 하나는 ‘아.. 요즘 트렌드는 진짜 나랑 안 맞다.’ 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내가 추구하는 행복과 지금의 트렌드가 맞지 않아보였다.

내가 추구하는 행복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끊임없이 되물어 보았고 나름 수렴된 값을 찾아낸 것 같다. 바로 여유와 나다움으로부터 나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첫번째로, 여유. 시간에 쫓겨 사는 삶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시간을 온전히 음미하며 사는 삶. 마음이 조급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삶. 두번째로, 나다움이다. 나다운게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나다움’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이유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삶이라고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누군가와 비교하지 않고 그저 나답게 사는 것. 내가 나다운 것에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당당하게 사는 것.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가장 추구하고 있는 두가지 요소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잘 살고 있냐고? 전혀 그렇지 않다. 시간을 잘게 쪼개서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다 욱여넣은 채로 살고 스스로 정해놓은 기한 내에 하지 못하면 어떡하지하는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허덕이면서 산다. 나다운게 뭔지도 모른다. 다른 잘나가는 사람들과 비교하기도 일쑤고 가끔씩은 내가 그렇게 잘난 사람이 아닌 느낌이 들어서 스스로에게 실망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위로가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너무 그 트렌드에 맞게 살아가는 것 같아 약간의 한심함을 느꼈다.

우리 사회에는 더욱 여유가 없어지고 있다. ‘분초사회’라고 한단다. 이제는 초단위로도 계획을 하고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는 시간 단위가 2시간이었는데, 이제는 5분, 10분 단위로 계획을 짜는 것은 기본이거니와 1분 단위로 계획하기도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정말 숨막히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시간을 잘게 쪼개서 최대한 주어진 시간 내에 많은 것들을 수행하여 개인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취지는 좋으나 우리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걸까? 우리 대체 뭘 위해서 이렇게 달리고 있는걸까.

남과 비교하는 것들도 SNS를 통해 증가하고 있는 것 같다. 모든 것이 완벽한 “육각형인간”을 선망하며 그렇게 되지 못하는 자신을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개선을 위한 촉진제로서 약간의 비교는 득이 되지만 이미 도를 넘은지는 오래다. 인플루언서가 소비한 제품을 학생들은 그대로 따라 사서 유행에 뒤쳐지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려는 듯이 “디토 소비”를 해댄다.

이 책에선 다양한 키워드로 2024 트렌드를 설명한다. ML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써 챗GPT, LLM과 관련된 이야기도 등장해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그런 인공지능이 발달함에 따라 우리는 인문학적인 소양을 길러야한다는 말에 공감하였다. 인공지능과 우리가 조화롭게 협력하려면 우리는 인공지능이 가장 못하는 분야, 우리만이 할 수 있는 분야에 더 힘써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비판적 사고 능력을 ① 경계를 넘나들며 일하는 능력, ② 통찰하는 능력, ③ 올바른 접근법을 선택하는 능력, ④ 타인의 감정을 파악하는 능력, ⑤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능력으로 정리했다. 모두 인공지능이 ‘생성’할 수 없는 역량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역량은 어떻게 배양할 수 있을까? 앤더스는 ‘쓸모없는 인문학Useless Liberal Arts’이 이러한 내공을 길러줄 수 있다고 역설한다.

책을 읽으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행복과 점점 멀어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결론이 어떻게 날지 두렵기도 하다. 일단 나부터 내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 샅샅이 찾아봐야할 것 같다. 그리고 항상 나한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조금은 여유를 가져도 된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나답게 살자.”


아 다음주에는 또 무엇을 읽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