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통과하는 일』을 읽고
- 한줄평: 현실적인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잘 담았다고 생각한다.
- 추천도: 3.5/5

커리어리랑은 얕지만 인연이 하나 있다. 회사 팀원 분에게 추천을 받아서 커리어리에 글을 쓰고 소정의 원고료(?)를 받는 걸 3-4달 했었던 것 같다. 좋은 플랫폼이라 생각했는데 사용하는 유저가 없어서 링크드인을 넘어설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었다.
이 책은 커리어리 대표인 박소령 님께서 회사를 창업하고 접기까지의 과정 중 가장 큰 기억 10편을 담은 책이다. 역시 컨텐츠 관련 창업을 하신 분이라 그런지 책도 신박하게 쓰셨다. 각 기억들마다 그때의 기억들, 그리고 지금 그 기억을 돌아볼 때 드는 생각들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글을 전개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저자의 회고 같은 것도 옅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안그래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고등학교 친구 승석이도 추천을 해주길래 사서 읽어보게 되었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는 문장들을 정리하고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다.
비타민이 아닌 진통제를 팔자.
우리는 ‘비타민’을 팔고 있었다는 것을, ‘진통제’를 팔기 시작하면서 ‘아, 이게 바로 진통제구나’를 바로 깨달았음. 고객의 반응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기 때문에. p.131
회사에서 PO(Product Owner)로 일하면서 제품 방향성을 계획하고 설명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비타민과 진통제는 나도 자주 썼던 비유다. 어떤 제품을 만들고 싶냐고 내게 물어보고 한 문장으로 답해야 한다면 나는 ‘진통제가 아닌 비타민인 제품을 만들고 싶다.’ 라고 답할 것이다. 비타민은 고객에게 있으면 좋은 것이다. 진통제는 지금 당장 없으면 너무 힘든 것이다. 고객의 페인포인트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 진정한 가치를 있는 제품이라 생각하기에 앞으로도 이 비유는 자주 쓰지 않을까 싶다.
돈을 일단 빨리 벌어봐야 한다.
내 손과 발에 흙을 묻혀가며 돈 버는 일은 하루라도 빨리 해봐야 한다. 뒤로 미룰수록 나만 손해였다. 정말로. p. 55
0-to-1 과정에서 경계해야할 것 중 하나는 제대로 돈을 벌어보지도 못하고 무작정 스케일업부터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돈이 될지도 모르는 제품(PMF가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먼저 유지보수에 신경쓰고 서비스 안정성을 고려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0-to-1 때는 팀원 모두가 진짜 손과 발에 흙 묻혀가면서 어떻게든 돈을 버는 데에 집중을 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VC에게 투자를 받는다는 건
이익이 없다면 당신의 사업은 사업이 아니다. 이익이 없으면 그것은 회사가 아니다. …(중략)… 나의 미션이 살아 있는 회사가 아니라 ‘투자를 받아야만 돌아가는 회사’가 되어버렸기에. p.242
나도 초반에 스타트업을 다닐 때 스타트업은 잠재력을 평가받기에 이익이 없어도 투자받을 수 있고 그게 당연한 것이라 생각했다. 근데 지금은 만약 내가 나중에 회사를 만든다면 지금 다니는 회사처럼 순이익으로 굴러가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그게 아무리 더 속도가 늦어진다 하더라도 VC의 돈을 받는 순간 내가 원하는 회사가 아닌 주주들이 원하는 회사를 만들어야 하기에.. 저자도 너무 빨리 투자를 받은 것에 대한 후회가 있었던 것 같아 보였다.
창업한 회사를 잘 매각했으니 나름 성공했다고 보지만 이 책에선 아픔이 더 묻어나있었던 것 같다. 회사가 잘 되지 않아 레이오프를 3번 진행해야했고 주주들과 화목하게 지내다가 회사가 기울어질 때는 그럴 수 없게 되었다. 눈물이 많이 담긴 내용들이었고 현실적인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잘 담아준 것 같아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