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방정식』을 읽고

『돈의 방정식』을 읽고
Photo by Travis Essinger / Unsplash
  • 한줄평: '어떤 자세로 우린 돈을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지혜로운 조언이 담겨있다.
  • 추천도: 4.5/5
돈의 방정식 | 모건 하우절
돈을 어떻게 벌 것인가를 넘어서, 어떻게 벌고 쓰고 다룰 것인가에 대한 철학을 다룬다. 《돈의 심리학》과 《불변의 법칙》으로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은 모건 하우절은 이번 책을 완벽한 후속작이라 밝히며, 독립…

이 책은 한달 전에 서점에서 발견했었다. 훑어봤을 때 돈에 대해 기존에 읽었던 책들과 좀 다르게 보다 성숙한 관점을 제시하고 있는 것 같아서 흥미로웠다. 이 책을 펼쳐보면서, ‘또 시스템을 만들라는 둥, 인간의 노동력을 단순히 돈으로 환산하지 말라는 둥, 나는 4시간만 일한다, 레버리지 책과 같은 얘기나 하고 있겠지.’ (이 책들을 읽었을 당시에는 매우 인상깊게 읽었지만 나도 내 경제관을 세우면서는 좀 나와 맞지는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음. 너무 돈이 우상이 되는듯한 느낌이 듦.) 와 같은 생각을 했지만, 랜덤하게 펼친 페이지에선 돈보다는 그 이상의 무언가를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았고 그래서 읽어보고 싶었다. 다만 밀리의 서재 유저로서 진짜 읽고 싶은 책 아니면 종이책 주문은 안하기에 장바구니에 오래 담고 있었다가 서점에서 한번더 마주치고 바로 결제를 하게 되었다.

학교에서는 돈에 관련된 과목을 명확한 공식과 논리를 지닌 과학으로 가르친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돈은 과학이 아니라 예술에 가깝다. p.15

이 책의 가장 아쉬운 점은 번역된 책 제목이다. 영어 원 제목은 ‘The Art of Spending Money’인데 이게 어째서 ‘돈의 방정식’으로 번역되었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저자는 서론에서도 돈을 쓰는 것은 과학이 아니라 예술이라고 하는데 왜 굳이 ‘방정식’이라는 명사를 썼을까.. 번역된 책 제목이 내용을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난 그냥 영어 원 제목으로 기억하고 있어야겠다.

사람들의 소비 습관을 이해하려면 먼저 그들이 즐거움이나 유용함을 위해 돈을 쓰는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책을 읽으면서 인상깊었던 내용 첫 번째는 우린 돈으로 각자의 결핍을 채우려고 한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우린 돈을 이용해 각자의 심리적 욕구를 충족한다. 각자 살아온 배경과 했던 경험들을 기반으로 우린 돈을 쓰게 된다. 나는 옷에 지출을 거의 하지 않지만, 누군가는 무신사에 매월 몇십만원씩 지출할 것이다. 반대로 나는 방탈출에 1년에 몇십만원씩은 쓰지만, 누군가는 단 1원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린 서로의 돈을 쓰는 방법에 대해서 판단할 자격이 없다. 오히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어야 서로를 더 존중할 수 있다.

둘째, 집의 외부가 아닌 내부를 자랑하라. p.58

우리 모두 스스로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돈을 쓰려고 한다. 하지만 남과의 비교에서 이기기 위해, 또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돈을 쓰는 것은 지혜롭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지출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비교하는 싸움에서 우린 결코 이길 수 없다. 세계에서 1등으로 부자가 되어도 죽음을 이기지 못하고 생겼던 부는 사라지고 생겼던 명예는 사라진다.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약간의 기대감을 살아가면 그걸로 충분하다. 이런 말은 꽤나 성경적이기도 하다.

둘, 부를 측정하는 최고의 방법은 가진 것에서 원하는 것을 빼는 것이다.

가지고 싶은 것을 모두 가지고 있다면 부자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린 현실적으로 (정말로) 가지고 싶은 것을 모두 가질 수 없다. 그리고 저자도 언급하지만, 가지고 싶은 것을 모두 가질 수 있다면, 그 어떠한 소유에 있어서도 행복할 수가 없다. 우린 변화에 있어서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기존에 없었던 것을 얻었을 때, 그 변화에 행복을 느끼고 계속해서 소유하고 있으면 그 행복감은 점차 사라지기 마련이다. 결론적으로, 가지고 싶은 것을 줄이는 삶도 지혜로운 것이다. 물질적인 욕심을 내려놓고 돈으로 치환할 수 없는 사랑, 봉사 등을 더 추구할 때 그 삶은 더 풍요로워진다.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사실 돈에 대한 얘기를 떠나서 좀 더 본질적인 얘기를 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돈을 모으는 이유, 돈을 쓰는 이유는 보다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때문인데 그 행복은 소유를 통해 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 많은 과거의 사례들을 언급해주기에 읽어보면 되게 흥미롭다.

그렇게 큰 부자가 자신의 아이를 ‘보통 사람’처럼 키울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가 대답했다. “전혀 복잡하지 않습니다. 돈이 우리 가족의 정체성이 된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p.252

뭐 나도 많이 안 벌어봐서 모르겠지만, 돈이 모든걸 해결해주진 못한다고 한다. 진짜 그럴 것 같기도 하다. 우스갯소리로 ‘그렇게 말하는 건 너가 충분히 돈이 많지 않아서다.’ 라고 반박해볼 수도 있겠지만.. 무엇이 되었든 나도 돈이 나의 정체성이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한다. 돈을 수단으로 사용해야지 최종 목표, 나의 정체성으로 삼고 싶진 않다. 돈을 생기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고 그저 나는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알아서 채워졌다 줄어들었다 하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 있다. 돈에 매여 살지 않는 것, 또한 내 진정한 가치에 적절히 돈을 사용하는 것, 그게 삶에서의 성공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