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을 헤엄치는 법』을 읽고

『매일을 헤엄치는 법』을 읽고
Photo by Subtle Cinematics / Unsplash
  • 한줄평: 책이 가벼워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짧은 내용이지만 울림이 있고 삶 속의 걱정에 대한 깊은 공감을 제공해줄 것이다.
  • 추천도: 4/5
  • Action Plan: 다정한 사람이 되기.
매일을 헤엄치는 법
80여만 구독자에게 주체적인 삶의 태도와 자세를 전해온 독보적인 미술 크리에이터 이연의 그림 에세이 《매일을 헤엄치는 법》이 도서출판 푸른숲에서 출간되었다. 2018년, 제 삶을 되찾기 위해 퇴사를 감행한 스물…

이연이라는 유튜버는 여자친구를 통해 알게되었는데 처음에 1-2개 영상을 보았을 때 그분 특유의 가라앉는 분위기가 나에게는 맞지 않아서 그 이후로는 보게되진 않았었다. 뭔가 내게 유튜브는 빰빰거리고 신나면서 도파민이 터져나와야 하는데 그분 영상은 그러지 않았어서 말이다..

그런데 공군의 자랑 용주가 이연 님의 에세이인 이 책을 소개시켜줬고 나는 이 책을 몇 장 읽었을 때 깊은 공감에 빠지기 시작했다. 이분의 우울하고 먹먹한 스토리에는 울림이 있었고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게 되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일 뿐이기에 남이 될 수 없고, 그것만으로도 몹시 충분하지만 그 사실을 자주 잊고 산다. 나 또한 20대 중반까지 항상 내가 아닌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나로서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일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흉내내고 있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머신러닝을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정으로 내가 원했던 일인가? 사회에 나오기 전에 이 질문을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던져볼걸,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볼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이런 생각도 함께 든다. 그때 질문을 한다 하더라도 명쾌한 답변을 낼 수 있었을까? 그때의 나는 세상이 정해놓은 모범답안지에서 벗어나는 결정을 할 수 있을 만큼 용기가 있었을까? 지금도 그런 용기가 부족하다. 남들과 다른 나만의 길을 걷는다는 건 너무 외롭고 혼란스러울 것 같다. 누구나 많이 걸어간 길이라 그 발자국을 따라 걷는게 훨씬 안심이 될텐데. 나는 눈이 쌓인 넓은 평야에 나만의 발자국을 새기는 것이 아직은 두렵긴 하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이겨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싫어하는 게 무엇인지 묻다보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자유, 싫어하는 것은 자유의 박탈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내 삶을 그려나가고 싶다. 누군가의 삶을 동경하지 않고 나만의 작은 삶을 살아가며 내가 행복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로서 행복한 삶이면 충분할 것 같다.

외부에 소속이 없는 것에 너무 두려움을 갖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가 만든 세계가 생각보다 잘 맞을 수도 있다. 남들 보기에 멋진 일을 흉내 내는 사람보다, 스스로에게 맞는 재미있는 일을 해나가는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 나에게 소속된다는 건 그런 일이다.
다정은 이런 거라고 생각한다. 받기 전에는 사치라는 생각이 들거나 낯 뜨겁고 부끄럽다. 하지만 자꾸 받다 보면 그게 얼마나 따뜻하고 좋은 건지 알게 된다. 그리고 그걸 알게 해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고, 그걸 모르는 사람들에게 알게 해주고 싶어진다. 그렇게 다정을 나누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다정을 나눠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낯 뜨겁고 부끄러운 감정이 어떤 느낌일지 감이 온다. 나도 그럴 것 같긴하다. 다정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것 조차 뭔가 좀 쑥스러운 기분이 든다. 다정으로 가득찬 사람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


다음 책은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로 돌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