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하는 7월, 계획하는 8월

회고하는 7월, 계획하는 8월
Photo by Corey Agopian / Unsplash
회고하는 6월, 계획하는 7월
회고하는 5월, 계획하는 6월회고하는 4월, 계획하는 5월2024년 2분기가 시작되었다. 2분기의 첫 달인 4월은 나름 만족스러웠던 한 달이었다. 업무도 알찼고 업무 아닌 내 생활들에서도 많은 경험을 했다. 1년 계획을 기반으로 리뷰해보자. 회고하는 3월, 계획하는 4월3월에는 본격적으로 개강도 했기에 삶에서 고정 버퍼가 크게 늘어나서 변동성이 적어지는 한 달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하던거 계속

7월을 계획했던 글

이번달은 회고글이 조금 늦었다. 어제까지 가족들과 짧은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원래는 휴가가서도 제때 시간 맞춰서 글을 쓰려고 했는데 정작 휴가를 가니 생산적인 일을 1도 하고 싶지가 않아져서 미뤄지게 되었다. 7월 한달간은 내 업무나 생활에 있어서 큰 변화가 있던 시기였다. 업무 상으로는 나름 잘 해내고 있는데 생활패턴들이 많이 무너져서 아쉬운 한달이었다. 더 자세한 건 아래에서 얘기해보자.

1년 목표 리뷰

업무, 생활 두 가지 분야로 나누어 1년 목표를 리뷰한다.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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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P 달성을 위해 LLM을 이용한 서비스로 꾸준한 매출을 발생시킨다.

내가 기존에 세웠던 1년짜리 목표에 대한 회의감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크게 보면 이유는 2가지인 것 같다. 첫번째는 내 실력의 부족이다. 나는 LLM을 활용하여 상품을 추천하는 챗봇을 만들고 싶었다. 기존에 고객들이 느끼던 답답한 챗봇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정말 유저의 말을 정확히 이해하는 깔쌈한 챗봇을 원했다. 근데 그게 너무나 쉽지가 않다. 애초에 지금 유저에게 상품을 보여주면 되는건지, 유저에게 더 추가적인 질문을 이끌어내야하는 상황인지 판별하는 것부터, 적절한 상품을 어떻게 추천해야할지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단순히 유저 쿼리와 상품에 대한 설명을 vector search하는 정도로는 택도 없었다. 나름 최선을 다해 열심히 리서치를 하는데 크게 길은 보이지 않았다. 두번째는 챗봇에 대한 니즈를 계속 못 찾고 있다. 지금 당장 시중에 나와있는 챗봇의 성능들이 구려서 니즈가 없는 걸 수도 있다. 뭐가 되었든 두려웠다. 몇 년을 갈아넣어서 굉장히 뛰어난 상품추천챗봇을 만들었는데 아무도 그 챗봇을 쓰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들었다.

나의 이런 걱정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접 물어보는 수밖에 없었다. 쇼핑몰을 이용하는 사람들, 쇼핑몰을 운영하는 사람들 전반에 걸쳐 물어볼 필요가 있었다. 쇼핑몰 유저는 이 챗봇을 사용할 니즈를 느끼는지, 그리고 쇼핑몰 운영자들에게는 이런 챗봇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해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가 궁금했다. 그래서 7월 초반에는 내 인맥을 영끌을 해가지고 쇼핑몰 유저들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의견의 결과는 이러했다. 보통의 사람들은 플랫폼(쿠팡, 네이버 쇼핑, 무신사 등)으로 쇼핑을 하며, 지금 당장 우리가 만든 챗봇의 성능은 부족했다. 결론은 지금 당장의 챗봇 개발은 중단하자였다. ROI가 나오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챗봇의 성능을 끌어올려도 마땅히 우리의 챗봇을 팔 곳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의 서비스를 사게될 쇼핑몰 운영자들의 이야기를 더 들을 필요가 있었다. 무엇보다 그게 제일 시급한 문제였다. 우리가 지금 만들고 있는 솔루션들은 모두 리테일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인데, 정작 그들이 무엇에 고통을 받고 있어하는지, 보통 어떤 업무가 주를 이루는지 하나도 알지 못했다. 주위의 쇼핑몰 운영자가 없기에 인터뷰할 기회를 찾지 못하고 계속 망설이고 있었는데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 그들의 이야기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7월 후반부에는 쇼핑몰 운영자들 10곳과 인터뷰를 한다는 목표를 새롭게 세웠다. 그리고 우린 7월이 끝나는 지금 총 7곳과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정말 열심히 찾아본 끝에 적절한 고객DB를 확보할 수 있었고, 우린 200곳에 인터뷰 요청하는 메일을 보냈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보내보고 회신율을 모니터링하면서 회신율이 좋은 템플릿을 활용해 콜드메일을 보냈다. 콜드메일의 회신율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었기에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게 왠걸, 10곳 이상으로부터 회신이 왔고 실제로는 그 중 5곳과는 잘 인터뷰를 마칠 수 있었다. 조금이지만 직접 전화하는 콜드콜도 처음 해봤다. 정말 떨려 죽는줄 알았다..

직접 몸으로 부딪히면서 배운게 많았던 것 같다. 이런 다양한 경험들이 나를 꽤 괜찮은 세일즈맨으로 만들고 있지 않을까 싶다. 한달 동안 이런 업무를 하면서 가장 듣기 좋았던 칭찬은 ‘맨땅에 헤딩해서 성과내기 진짜 멋있다.’ 라는 말이었다. 앞으로도 맨땅에 계속 헤딩할텐데 난 그 모든 과정 속에서 계속 좋은 성과를 만들어내고 싶다.

인터뷰를 슬슬 정리하고 다음 스텝을 팀원분들과 논의를 하는 과정에 있다. 좋은 아이디어가 내부에서 떠올라서 그걸로 빠르게 MVP를 만들고 PMF를 검증해야겠지. 그러면서도 항상 고객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1년짜리 목표 내용을 조금 수정하고 싶다. “LLM을 이용한 서비스” 가 아니라 “자사몰 운영자들이 원하는 서비스” 로 꾸준한 매출을 발생시키고 싶다.

이번달 총평: ★★★★☆. 맨땅에 헤딩해서 팀에 기여할 만한 성과 냈다고 생각한다.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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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이고 부지런하게 좋은 습관을 들인다.

독서 습관에 비상등이 켜졌다. 잘못 계산한거라 믿고 싶은데 6월에는 총 1권밖에 읽지 않은 것 같다. 물론 마케팅이다 뿐만 아니라 추리소설 모방범 1,2를 읽고 3을 읽고 있지만, 이건 그저 for fun이니까 독서량에 산입하면 안된다. 유튜브를 볼 시간에 추리소설을 읽고, 확보한 독서시간에 자기계발서를 읽어야 했는데 유튜브도 추리소설 읽고 싶은 대로 읽으니 자기계발서를 못읽었다. 으악. (지금까지 총 23권 / 56권)

누군가를 향해 손을 내밀고 내가 곁에 있으니 괜찮다고 말을 거는 순간에,그는 다른 사람이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된다. - 『모방범』 의 내용 중에서

독서 뿐만이 아니다. 커리어리에 글 쓰는 것도 다 못했고, 가계부도 제대로 작성하지 못했고, 말해보카는 계속 강등당하고 있다. 내가 해야되는 것들을 언제할 것인지 정리를 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또 큰 변화가 하나 생긴 것은 올해가 지나가기까지 목표 체중 도달을 내기로 약 100만원 빵을 걸었다. ㅋㅋㅋ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증량하지 못할 것 같아서 극단적인 내기를 시작해버렸다. 이제 돌이킬 수도 없어서 나름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일단 1일 4끼를 다시 시작했고 그래서 맨날 속이 더부룩해서 쉽진 않다.. 팀원분이 식단기록앱으로 필라이즈를 추천해주셔서 기록도 나름하고 있다. 하루에 3000 칼로리는 먹어야 목표 체중에 도달할 수 있다는 힘든 현실.. 그래도 나름 한달 동안 증량 잘했고 이 속도라면 목표 달성엔 문제가 없다. 다만 분명히 66, 67 이정도에서 고비가 올거라서 일단 그 수치까지 빨리 도달해내야 한다. 

무너진 생활습관을 회복시키기 위해서 더 철저한 시간표가 내게 필요하다. 극J로서 계획을 잘 세워야겠다. 우선 무너진 습관들을 위한 시간 할당을 해줬다. 운동은 화, 목에 퇴근하고, 가계부 정리와 커리어리 글 작성은 매주 금요일로 픽스, 말해보카는 항상 일어나서 바로, 책은 항상 자기 전에. 으아 할 수 있다! 해내야 한다!

이번달 총평: ★☆☆☆☆. 이번달이 최악이었으니 앞으로 좋아질 일만 남았네? 완전 럭키비키잔앙..

정리

8월은 7월보다는 더 잘 보냈으면 좋겠다. 우리의 인생은 각자 마음 먹기에 달렸다. 좋은 생각, 더 나아질 미래만 꿈꾸며 행복하게 살아가자.